bogeumjari(보금자리)

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

부르주아지 2008. 1. 15. 10:35




















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





저는 산 너머너머에 사는

일곱번째 난장입니다



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우리집을 찾았을때

앉았던 의자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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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 이었구요



그녀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스프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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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 이었구요



그녀가 나쁜 마녀의 꼬임에 넘어가서

문을 열어주고 숨이 막히는 코르셋으로

쓰러져 있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서

그녀의 코르셋을 풀어 준 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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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든 빗으로

머리를 빗고 쓰러져 있을 때 제일 먼저

달려가서 빗을 빼내 던져 버린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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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사과를 먹고

숨을 멈추었을때 하루종일 그녀의 곁을

지키면서 목놓아 울었던 것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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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왕자님이 오셔서 그녀를 데려 가겠다고 했을때

그녀는 우리들의 공주님이라고...

울면서 안된다고 말리던 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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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기어이 친구들이 왕자에게 건네 주었을때

짧은 다리로 숨이 헉헉 차오르도록

따라 쫓았던 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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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더이상 왕자를 따라 잡을수 없게 되자

그녀를 마지막으로 보기위해 나무위로

올라 갔다가 휘청 떨어진 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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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



그 바람에 덜컹 유리관이 움직이고

그녀의 목에 걸린 독사과가 튀어나온 것도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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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 때문이 였구요



오랜 잠에서 깨어난 그녀가

"나를 구한 분은 누구신가요?"

하고 물었을때 차마 초라한 작은 몸으로

나서지 못하고 못나게 움츠렸던 것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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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번째 난장이 저였어요



지금도 사람들은 가끔씩 산 너머너머에 사는

일곱 난장이들의 노래를 부릅니다

하지만

누구보다도 공주를 사랑했던

일곱번째 난장이를 기억하는 사람은

아무도 없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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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는 누구의 일곱번째 난장입니까?